무빙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2
(어린 봉석) 걔가 먼저 잘난 척 했어요
날지도 못하면서 나는 척 했다고요
(미현) 봉석아, 엄마 말 잘 들어
앞으론 절대로 하지 마
왜?
왜 나는 하면 안 되는데?
초능력 있는 건 나라고요
초능력 그게 뭔데?
사람의 진짜 능력은 공감 능력이야
다른 사람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야
(미현) 다른 사람 마음 아프게 하는 게
그게 무슨..
그게 무슨 영웅이야
[미현의 착잡한 숨소리]
[고개 숙인 어린 봉석]
(미현) 용기 내서 한 행동에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마치 네가 더 잘났다는 듯이
친구들 앞에서 뽐내듯이 보여 줬잖아
봉석이가 한 행동은 하나도 멋있지 않아
히어로?
아니야
다른 사람 마음 헤아리지도 못하는 거, 그거
아무 것도 아니야
무빙 2화에 나오는 장면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본 장면이야
미현의 대사를 통해
원작자의 철학이 느껴진 장면이었거든.
이 장면 볼 때
'나 이 드라마 진짜 좋아하게 될 거 같은데?' 생각했고
결국 이 영업글을 찌게 됨ㅋ
여기서부터는
드라마 안 본 여시들을 위한 추가설명.
봉석이는 남들과 다른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어
몸을 공중에 띄우는 능력이 있음
능력을 감추고만 살아서 컨트롤을 못하는 상태지만
하늘을 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봉석)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사람
히어로.
영웅이라는 뜻이다
어쩌면 나도 하늘을 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도 히어로가 되고 싶었다
영웅이 되고 싶었다
봉석은 어릴 적 TV에 나오는 번개맨 캐릭터를 보고
망토를 두르고 하늘을 나는 사람 = 히어로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됨.
봉석은 남들과 다른 능력 때문에
능력을 감추기 위해 주로 집에서만 지냈고
그래서 친구가 없었어.
어느 날,
동경하는 번개맨 망토를 두르고 놀이터에 갔는데
봉석이처럼 번개맨 망토를 두른 남자 아이를 보게 됨
[정글짐 위에서 모든 아이들의 시선과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남자아이]
놀이터의 남자애는 제대로 된 번개맨 복장을 위아래로 갖춰 입고 있었음.
사실 봉석이가 두른 망토는 보자기거든.
보자기에 번개맨 로고를 그려 만든 수제 망토였지.
[남자애와 자신의 복장을 번갈아 보는 봉석]
남자애는 번개맨 망토를 두르고
진짜 번개맨인 것처럼 정글짐 높은 곳에서 뛰어내림.
그런 남자아이를 보며 열광하는 동네 아이들.
(이쯤되면 봉석이의 심정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지?)
봉석이는 보란듯이 남자애가 뛰어내렸던 위치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 가.
그리고 공중에 뜰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날아오름.
(진짜 번개맨은 자신이라는 듯이)
이제 아이들의 모든 관심은 봉석이에게 옮겨갔어.
이건 [무빙] 웹툰 3화 - 영웅에 나오는 장면이야.
드라마는 각색하면서 달라졌는데
원작에서 봉석이가 TV로 본 영웅은 슈퍼맨이었고
(드라마는 국산 EBS 캐릭터인 번개맨으로 바뀜)
봉석이가 두른 망토는
추석선물세트를 감싸고 있던 보자기였음.
봉석이가 남자애를 보고 느꼈을 열등감,
그리고 싹 트기 시작한 잘못된 영웅심리는
드라마보다 웹툰으로 봐야 더 잘 느껴짐.
'나는 그 녀석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모두가 나를 올려다봤다'
놀이터에서 봉석이가 나는 모습을 본 남자애는
봉석이처럼 높은 곳에 올라가서 뛰어내리는 연습을 하다 크게 다침.
고개 숙여 선생님께 사과하는 미현(봉석이 엄마)과
그걸 바라보는 어린 봉석.
원작에서는
미현이 다친 남자애 어머니를 만나 직접 사과함
그리고 봉석이가 둘렀던 문제의 망토.
그건 추석때 봉석이네로 들어온 선물이였는데
(내용물은 꿀이었고, 보자기는 그 꿀을 감싸고 있던 포장지였음)
사과의 의미로 다친 아이 어머니에게 전달되어짐.
지금 시대상과는 맞지 않는 장면이라
각색하면서 사라진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부분임.
왜냐면,
망토 = 영웅심리
여기서 망토는 어린 봉석에게 싹 트기 시작한
설익은 영웅심리를 상징하는 물건이라 생각했거든.
미현은 그걸 가차없이 보내버렸어
(그것도 다친 아이 어머니에게 사과하면서 들려보냄)
이건 구글에 '영웅심리'로 검색했을때 나오는 뉴스들이야.
영웅심리
(미현) 영웅? 영웅이 되고 싶었어?
공중에 뜬다고, 하늘을 난다고 영웅이 되는 건 줄 알았어?
영웅은 그런 게 아니야.
다른 사람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고
마음 아프게 하는 게 무슨 영웅이야.
깊은 밤에 혼자서 놀이터 꼭대기에 올라갔을
그 애의 마음을 생각해봤어?
그 높은 곳에 혼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봤을
그 애의 두려움을 생각해봤어?
그 애가 뛰기 전에
그 위에서 얼마나 무서웠을지 생각해봤어?
그런데도 뛰고 싶었을 이유를 생각해봤어?
잘난 체 한 건 걔가 아니라
봉석이 너야.
용기를 내서 해낸 아이에게
그건 별 거 아니라는 것을,
일부러 니가 더 잘났다는 것을,
그 애와 그 애 친구들 앞에서 보여줬잖아!
갓마더 미현쓰ㅠ
봉석이가 어떻게 착하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이 장면 통해 납득 완.
이 사건을 계기로 봉석이는 더이상 영웅행세를 하거나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듯 뽐내는 행위를 하지 않게 됨.
시간은 흘러,
봉석이는 고등학생으로 성장함.
그리고 학교 가는 버스 안에서
유리창 너머 망토를 휘날리며 달리는 누군가를 보게 됨.
사실 저건 망토가 아닌 우비ㅋ
(but 봉석이 눈엔 망토처럼 보였을 듯)
봉석이 눈에 비친 희수.
난 드라마만 봤을땐
단순히 희수가 예뻐서 봉석이가 반한 줄 알았는데
웹툰을 보고나니 그게 아니었구나 싶더라고.
봉석이에게 '희수'는
어릴 적 TV로 본 히어로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음.
멋있어서 동경하게 되고,
응원하게 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봉석이가 다시 능력을 써서 영웅이 되고 싶단 생각을 하게 만드는 존재.
그게 바로 희수임.
과거의 봉석이 되고자 했던 영웅이
'관심을 독차지하고, 사람들이 떠받들어주는 영웅'이었다면
희수를 만나고 봉석이 되려고 하는 영웅은
'소중한 사람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을 지닌 영웅'으로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 '영웅'임
한국형 히어로 드라마
개짱잼이니까 여시들 많이 봐주라..
무빙 잘돼서
강풀이 만든 초능력시리즈 전부 드라마화 됐으면 하는 바람에 이 영업글 찜.
-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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